‘보이스트롯’ 12세 소리꾼 김다현 “이젠 아빠보다 내가 더 잘나가” 얼씨구~
by 뉴 선데이서울트롯 프로그램 하나 만들지 않는 방송사가 없을 정도로 트롯 춘추전국시대이자 전성시대인 요즘, MBN ‘보이스트롯’의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당차게 준우승을 거머쥔 12세 소녀 김다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목소리는 대차게 트롯을 불러 젖힐 때와는 딴판으로 여리고도 아기 같았다. 소녀의 노래를 듣기 전까지는 그저 수줍음과 발랄함을 함께 드러내는 여느 초등학생과 다름 없었다. 작은 체구의 아이 목소리에 구성진 트롯이 얹히자 순식간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빠 김봉곤 따라 100대 명산·폭포수 앞 소리 연습
작은 체구의 귀여운 이목구비지만 소리는 폭포수처럼 우렁차다. 작은 거인, 어린 가왕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사진=김다현 제공
#“어제 김다현 노래하는 거 봤어?”
‘보이스트롯’을 통해 이슈몰이를 한 12세 국악소녀 김다현은 우리에게 익숙한 청학동 김봉곤 훈장의 4남매 가운데 막내딸이다. 5세에 언니와 함께 판소리를 시작해 이미 소리에 목이 트였다. 떡잎부터 남달랐다. 2018년에 제19회 공주 박동진 판소리 명창 명고대회에서 학생부 판소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제32회 전국 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오른 판소리 실력자다. 그 내공으로 트롯 프로그램에 출연해 단숨에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보이스트롯’이 방송된 다음날이면 “어제 김다현 노래하는 거 봤어?” 같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고 갈 정도가 됐다. 어른 팬들 사이에서 팬덤까지 형성됐다. 팬카페 ‘얼씨구 다현’도 생겼다.
작은 체구의 귀여운 이목구비지만 소리는 폭포수처럼 우렁차다. 이 어린 소리꾼이 소리를 뿜어내기 시작하면 그것이 트롯이든 판소리든 청중은 할 말을 잃고 노래에 빠져들었다. 작은 거인, 어린 가왕이라는 수식어도 어색하지 않았다. 다현 양은 “아직 연습도 많이 해야 하고 목도 아껴야 한다”며 수줍게 웃는다. 식당이나 거리에서 함께 사진 찍자며 모여드는 사람들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할 땐 영락없는 순수 초등학생이다. “예전에는 아빠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저를 먼저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보이스트롯’ 출연 후 유명세를 실감하고 있다.
‘보이스트롯’을 통해 이슈몰이를 한 12세 국악소녀 김다현은 우리에게 익숙한 청학동 김봉곤 훈장의 4남매 중 막내딸이다. 사진=김다현 제공
#‘천년바위’를 만났을 때
‘생은 무엇인가요, 삶은 무엇인가요,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아야만 하나, 이제는 아무것도 그리워 말자, 세월이 오가는 길목에 서서, 천년바위 되리라.’
‘천년바위’의 일부다. ‘보이스트롯’ 3회전에서 김다현 양이 불러 화제가 됐다. 스스로에게도 대중에게도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노래다. 우리는 왜 아이가 부르는 인생노래에 이토록 빠져들 수 있었을까.
12세 소녀가 이해하기 힘든 가사 같지만 노래를 부르는 소녀의 절절한 표현에 심사위원들과 어른 관객들이 눈물을 훔쳤다. 아직 세월의 때가 묻지 않은 앳된 소녀가 부르는 노래였지만 판소리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는 선곡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익혀온 판소리 속 한의 정서가 어느새 소녀의 가슴에도 어렴풋이나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일까.
5~6세 아기였을 때부터 엄한 판소리 교육을 받았다는 판소리 영재 다현 양은 이제 서서히 그 빛을 발하기 시작한 듯하다. 어린 소녀는 아버지 김봉곤 훈장과 함께 100대 명산과 폭포수 앞에서 소리를 연습했다.
“탁 트인 자연에서 노래를 부르니 자연과 가까워지는 느낌도 좋고 소리가 멀리 나가는 맛도 보았어요.” 아이답지 않게 말한다. 폭포수에 소리가 묻히지 않느냐고 물으니, “소리가 폭포수를 이겨야죠” 야무진 대답이 돌아온다. 귀여운 말투지만 어른스러운 답변에 자꾸만 미소가 지어지는 인터뷰다.
“롤모델은 송가인, 세계적 국악 트롯 가수 되고파”
하루에 보통 2~3시간 판소리 연습을 했다는 다현 양은 본인의 재능을 “노력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했다.
판소리와 트롯의 차이가 무어냐고 물었다. “판소리는 두껍고 굵게 꺾어 들어가고 트롯은 간드러지게 많이 꺾어내는 점이 달라요. 힘이 들어가는 것도 다르고요. 판소리는 좀 더 단단한 느낌이에요”라며 조곤조곤 설명한다. 그러면서 “요즘 트롯을 많이 부르다보니 판소리를 하다가 트롯 창법이 튀어나올 때도 가끔 있어요. 두 장르는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또 전혀 다르기 때문에 판소리를 할 때 트롯 창법이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판소리를 할 때는 좀 조심하려고 해요”라며 똑 부러지게 답한다.
#아이스크림 안 먹고 에어컨도 안 켜고
트롯을 하면서도 판소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현 양은 목이 쉽게 상하기도 하는 판소리 연습을 위해 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아이답지 않게 아이스크림도 잘 먹지 않는다고 했다. 목에는 항상 손수건을 두르고 너무 많은 말도 삼가려고 한다. 어린 아이답지 않은 자기관리다. 소녀의 남다른 목청과 감정선도 그냥 나온 것은 아닌 것 같다.
하루에 보통 2~3시간 판소리 연습을 했다는 다현 양은 본인의 재능을 “노력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했다. “어렸을 때 녹음한 소리를 들어보면 지금하고 많이 달라요. 노력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달라지지 못했을 거 같아요. 그러니까 재능이 있어도 노력해야 그 재능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란다. 다 큰 어른을 자꾸 반성하게 만든다.
‘보이스트롯’ 6개월 동안의 경연을 이어가며 어린 다현 양도 조금씩 성숙해간 것 같다. 다 와서 1등을 못해 아깝지 않느냐는 물음에 “처음엔 어느 자리까지 올라갈까 욕심도 났었지만 한 무대 한 무대에서 승리하고 올라갈 때마다 너무 기뻐서 그런 생각도 사라지고 그냥 너무 좋았어요”라며 “엄마가 2등도 너무 잘한 거라고 했다며 괜찮다”고 한다. 그래도 다른 목적 하나는 이뤘다. “더원 삼촌을 좋아했었는데 ‘보이스트롯’을 하며 같이 노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아이 특유의 팬심도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영동군 국악홍보대사이기도 한 김다현은 최근 ‘파이팅’, ‘꽃처녀’, ‘대한민국만세’ 등의 신곡을 발표했다. 사진=김다현 제공
‘보이스트롯’을 하며 노래 잘하는 삼촌과의 만남이 뿌듯했던 소녀는 롤모델로는 송가인을 꼽았다. “가수마다 개성이 달라 꼭 누구를 닮으려고 하진 않지만, 송가인 언니의 노래를 좋아해요”라며 롤모델도 조심스럽게 밝힌다. 판소리로 기본기를 닦은 트롯 가수인 터라 뭔가 통하는 것이 있는 거 같다. 진한 남도 판소리의 한이 눅진히 녹아있는 송가인의 노래를 들으며 김다현의 미래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장점을 ‘맑고 청아한 소리’라고 꼽는 김다현 양은 “변성기가 지나도 맑은 고음을 계속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춤과 연기도 익혀서 뮤지컬도 하고 싶고 음악 공부를 많이 해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국악 트롯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도 밝힌다. 친구들과 놀고 학교 가는 게 제일 좋다는 소녀지만 늘어난 방송 스케줄과 공연 무대도 거뜬히 즐길 줄 알 만큼 끼로 무장했다.
영동군 국악홍보대사이기도 한 김다현 양은 9월 26일 영동군 민주지산 삼도봉 정상에서 ‘파이팅’, ‘님이여’, ‘꽃처녀’ 등의 트롯 신곡을 발표했고 추석 당일이었던 10월 1일에는 고향인 경남 하동 지리산 불일폭포에서 ‘소녀의기도’와 ‘대한민국만세’라는 신곡을 추가로 발표했다. 음반은 10월 중순 발매 예정이다. 트롯 가수로 작은 한 발을 성큼 내딛은 12세 소리꾼 김다현의 무대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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